어제는 참으로 긴 하루였다.
갑작스럽게 잡힌 네팔문학인 방문단을 맞이하고
아내와 단 둘이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했다.
커다란 바윗돌을 앞에 두고
그 바윗돌을 굴러 넘어트려야 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모자라지만 기꺼이 해냈다.
먼저 대전역에서부터 함께 일행을 맞아주신
이완순 시인님께 고마운 인사를 전한다.
당초 아침 티타임에만 잠깐 보자고 오신다 했는데
우리 부부의 안간힘 쓰는 모습을 보신 후
당신이 한 사전약속을 양해를 구하고 취소했다.
차량지원을 해주셔서 경비도 그렇고
일정도 수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특히 대둔산과 금산 인삼약령시장에서는 일행 모두에게
금산의 명물인 인삼 튀김에 인삼막걸리를 마실 기회를 제공해주셨다.
오후 5시가 지나서야 사가르마타 네팔인도레스토랑으로 돌아왔고
대전충남방송 CMB에서 촬영을 오셨다.
장용자 시인이 함께 해주셨는데
대전에 내려온지 두 달도 안된 사람으로서
네팔문학인들을 맞아주신 것은 물론 내가 크게 환대받는 느낌이었다.
호주, 인도, 네팔에서 오신 작가 일곱분과
네팔에서 강원도에 유학온 학생 발데브 버터라이 씨와의 만남은
아쉽지만 즐겁게 마무리했다.
우리는 5시 30분부터 한 사람씩 각자의 시를 낭송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문화교류에 대한 생각들을 말했다.
시를 쓰며 노래하는 가수인 꺼멀라 리살(Kamala Risal)님의
노래와 대전의 시노래 가수인 정진채 님은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불러주며 서로 교감을 이루기도 했다.
이어서 네팔문학인협회 네팔지부회장인 라데샴 네깔리(Radheshyam Lekali)님의 시를 아내와 내가 즉석에서 번역해서
네팔어와 한국어로 1연씩 교차 낭송을 하기도 하였다.
아래는 라데샴 네깔리 님의 시
하나된 말
라데샴 네깔리(Radheshyam Lekali)
너의 손에 한 움큼 흙을 쥐고 오라.
나는 물을 가져 오리.
모두 함께 가져와서
우리를 발전시킬 하나의 산을 이루리.
조금 편하게 노래하라.
나는 전통음악을 연주하리.
우리 함께 노래하며
통일된 노래를 부를 수 있으리,
너는 나라를 사랑하라.
흙에 필요한 피를 내가 주리니.
그렇게 함께 나라를 사랑하면
통일된 나라를 이룰 수 있으리.
나는 문학도 종교도 그 어떤 것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사람을 항상 먼저 생각하고 사람의 도리를 말한다.
광야에 홀로 선 느낌이었지만
외롭게 무언가 의미를 찾아가는 사람으로서 따뜻하게 맞아주신
대전에 지인분들께 진정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아내도 참 고생 많이 한 하루였다.
일행은 오늘 아침 8시 38분 KTX를 타고 서울로 출발했고
내일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